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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 박구주막 (휴업)/술도가 탐방

[경기도 포천]배상면주가 산사원 _ 국순당의 전통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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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면주가의 전통술 갤러리 산사원 방문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기업답게 박물관에 술 빚는데 사용되던 옛것들이 모여있습니다.



전통주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궁금했던 요 것. 용수. 
우연히 황학동 중앙시장에 있는 한 골동품 집에 갔는데... 입구는 쪼끄맣던 그 건물 깊숙이 들어가니.....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술과 관련된 온갖 것들이 한데 모여져 있던데서 내 눈길을 끌었던 것도 요 용수였다.
술이 다 되어 맑은 술을 뜰 때 항아리에 깊숙이 꽂아두고 사용하던 양조도구 


소줏고리. 나는 자세히 못봤는데, 소줏고리를 자세히 보면 얼굴이 있다  :)


이런 자료들은 대대로 물려받았을까? 

맨 아래쪽에 있는 작은 책이 뭔가 궁금해서 봤더니...

조선시대때 휴대용으로 갖고 다닐 수 있도록 제작된 고서였다 +_+ 신선하다.




우리나라 전통술 지도



이쁜 술잔들이 한데 모아져 있는데

이 병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요것은 화요의 방울잔. 아래쪽에 방울이 들어있어 방울이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 술 잔을 기울일때 나는 방울 굴러가는 소리가 기분을 좋게하는,., 풍류로서 술을 즐기도록 만든 재미요소 같다.



우리 술을 요렇게 알기 쉽게 구분해놓았어요






배상면주가의 술들을 시음할 수 있는 아래층으로 내려갑니다.

이런 흥미로운 상차림 :)

술의 종류에 따른 안주상차림과



계절에 따른 안주상






이제 배상면주가의 술을들 시음해볼까요. 인당 2,000원만 내면 시음잔과 산사춘 미니어처를 받아요, 고 시음잔으로 한잔한잔 시음해봅니다.

요즘 인기있는(?) 느린마을 막걸리와 처음 보는 아이들. 유기농 막걸리라길래 좀 기대했는데, 맛은 SOSO

색이나 패키지가 참 이뻐요. 하지만 맛은 정말 SOSO


몸에 안좋은 성분이 안들어가서 밍숭맹숭한 맛이면, 이 맛이 건강한 맛인가보다 싶겠는데... 이건 그런것도 아니잖아요? 맛이 다 비슷비슷하니 ...같이 시음하시던 술공부하는 한 언니는 버럭 화를 냅니다. "여기 직원들 다 어디갔어? 술 맛에 대해 해명을 좀 해야하지 않아?"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


실망이 좀 큽니다. 그래도 이렇게 한 자리에서 평소에 못 본 술들의 맛까지 시음해보니 그 공간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시되어 있는 것들은 대대적으로 물려 내려오는 전통적인 양조도구들인데, 전통주에 조금 관심을 갖고 하다보면 배상면주가의 술 빚는 방식은 전통적이지 않은 일제강점기때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뭐 물론 현재 있는 전국의 양조장들도(몇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우리 전통누룩이 아닌 일본식 누룩인 입국을 사용하죠. 우리 전통 누룩은 사람이 먹는 것의 재료로 사용하기에 너무 불안정하고 표준화되지 않아 사용이 어렵다고 합니다. 기온이나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누룩의 기분이 변하면 술 맛도 변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안정적이고 표준화된 입국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술맛들이 다 고만고만합니다. 일본에서 사다 쓰는 입국 종류가 비슷비슷해서 일까요? 오늘 배상면주가의 다양한 술들을 시음한다는 것에 대해 참 많은 기대를 했는데, 비슷비슷하고 특색없는 술 맛에 실망을 좀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술 공부를 시작하고나서 알게 되는 이 쪽 세상은 아직 100년전입니다. 영세한 양조장들이 술 빚는 방법이 일제시대방식이고, 이를 다루는 세법이 역시 그 시대 만들어 놓았던 그대로입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막걸리와 우리 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활동해 나가시는 덕분에 조금씩 한국적인 모습으로 세계시장을 노리는 분들도 많아요. 저도 그런 활동에 한 몫하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우리 술에 대해 공부합니다. 

그렇다고 배상면주가, 국순당, 배혜정도가의 술들을 낮출 수는 없습니다. 그럴 자격도 없구요. 이렇게 크게 전통주를 성장시키고 사람들에게 알린 그 노력에는 감사해야 할겁니다.

산사원을 방문하고 나서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겼습니다.
우리의 것을 어떻게 하는게 제일 우리다운 것일까요.

일본에 거액의 돈을 지불해서 사용하는 입국은 100년도 더 된 훨씬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빚어오던 누룩 속 균들을 그들이 가져가 국제적으로 자기들 것으로 등록해 둔 것들이고, 그 뿐 만이 아니라 청국장, 김치 속 유산균들은 모두 일본에서 자기들 것으로 등록을 해두었다죠? 하다못해 우리가 먹는 채소들의 종자도 일본에서 사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 것을 지켜야 하는데, 그 방법은 우리만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먹고 사용한다고 해서 우리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정작 우리가 지키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술을 공부하면서부터 묘한 책임감이 생기게 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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