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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 박구주막 (휴업)/술도가 탐방

[충북 옥천] 260년 고택에서 빚은 가양주, 문향헌 약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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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지용의 고향 옥천에 위치한 춘추민속관에 다녀왔습니다. 

춘추민속관에 대한 소개글. 

옥천군의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춘추민속관. 이 고택은 사간원 정언을 지낸 김치신이 1760년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며 자신의 호를 따서 문향헌이라 불렀다. 구한말 그의 5대손이며 독립운동가인 김규흥 참봉이 살던 97칸의 큰 고택으로 문향헌은 ㅁ자 형태이며 각 채는 모두 85칸의 기와집과 12칸의 반초가, 반기와집이었다 한다. 

1920년대에 대한제국의 탁지부 출납국장 출신인 괴정 오상규가 매입하여 그의 차남인 오윤묵이 일부 증축하였으나 현재 ㅁ자형의 안채와 별채만 남고 선비의 상징인 아름드리 회화나무가 마당에 있어 운치를 자랑한다. 

문향헌의 유래

이 지역은 옥천군의 옛 소재지로 관아와 객사, 향교가 있었고 양반들이 주로 많이 모여 살아 양반고을이라 불리워졌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옥 형태의 주택이 많이 소실되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이 곳에서 가양주 빚는 식으로 술이 빚어진다 하여 찾아갔습니다. 양조장에서 빚어지던 술과는 또 다른 맛이 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겨울이라 가지만 남아있지만 고택과 함께해온 회화나무가 이 터의 터줏대감인양 그 위엄을 뽐내고 있는 풍경.





뜰 안에는 고목이 된 석류나무가 가지를 뻗고 있습니다.


춘추민속관 이곳저곳의 풍경에 한창 빠져있을 때 즈음, 우리 전통춤의 대가이시고 춘추민속관의 터줏대감이신 정태희 관장님을 만났습니다. 


찹쌀 100%로 빚는 찹쌀생주로도 유명하지만, 오늘은 문향헌 약술이라 불리우는 가양주의 이야기도 듣고 맛을 보고자 찾아왔습니다. 근데 계절을 잘 못 선택했나요...^^; 봄, 여름, 가을에 갔으면 일주일에 한번씩 술 빚으니 그 과정을 볼 수 있었으련만, 겨울에 술이 제일 맛있게 익지만 반면에 술 빚기 어려운 계절인지라 빚는 모습을 보지는 못하고 빚어두신 술만 만나고 왔습니다. 

전통주를 공부한다 말씀드리니.. 각 지방에서 나오는 전통주와 그 술도가들을 많이 다녀보라 일러주십니다. 더불어 국세청에서 요구하는 사항들도 염두해두고 빚으라고도 말해주십니다. 똑같은 술이라도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잘 이해해야 한다는 것.. 나만의 한 가지 술에 집중해서 연구하라. 등등

가양주라는 술이 집에서 여건에 필요에 의해 조금씩 만들어먹는 술인데.. 한번에 어느 정도 빚으시는지 여쭤보니 여름에는 익으면 바로 걸러 드시고 겨울에는 씨술(밑술)을 만들어두어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빚으신다 하시네요.



문향헌에 대한 이야기와 흥선대원군이 자주 내려오셨던(나들이...겸^^?) 이야기. 그리고 춘추민속관이 위치한 동네의 역사적인 이야기,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있어 어떤 식의 가치를 받은 동네인지에 대한 이야기 등 우리 역사 공부를 독톡히 하고 왔습니다...^^


오늘 만나게 될 술이 문향헌 약술입니다. 그 유래를 여쭤보니 
예전부터 대가집, 선비집들은 사랑방에 많은 손님이 오기때문에 집집마다 그 집의 좋은 재료를 가지고 빚은 가양주들이 있습니다.  청풍 김씨 18대손 김치신 선생님이 영조 36년(1760년)에 이 집을 지었는데, 그 때 이름이 문향헌입니다. 들을 문, 향기 향. 그때 선생의 호가 문향이었고, 그 집안에서 빚어지던 술이다..라고 하여 문향헌 약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합니다.

약밥을 짓고 그 것으로 약술을 빚었습니다. 약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그해 수확된 햇곡물을 가지고 지어집니다. 그때그때 재료가 한두가지 더해지거나 빠질 수 있지만, 오늘 맛보게 될 약술은 찹쌀, 밤, 은행, 대추, 흑미, 현미, 를 가지고 약밥을 지으셨다 하십니다.



문향헌 약술을 맛보기 위해 고택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옥에 대한 로망이 있는 저로서는 이 공간이 너무 아늑하고 좋습니다. 가운데 놓여져 테이블로 쓰이 고목이 어색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영양가 많고 풍부한 햇곡식을 가지고 빚어진 그 유명한 술, 문향헌 약술입니다..^^ 약술이라 하여 맑은 청주의 형태인줄 알았는데, 탁한 형태의 술입니다. 



용수를 박아 약술을 걸러냅니다. 실제 용수를 박아 뜨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 너무 신기합니다.



올해 수확된 배추를 가지고 바삭바삭하게 배추전을 부쳐 내어주셨습니다. 

거기에 그 등장만으로도 든든한 문향헌 약술이 더해졌습니다. 

한 잔 받아 맛을 봅니다.
이 맛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요.. 기계화 되어있는 양조장의 막걸리와는 전혀 다른 13% 곡주입니다.

빚어진지 열흘정도 된 약술. 고소한 맛이 나는 듯, 시큼한 맛과 함께 깊은 맛을 뽐내는 맛이 이 곳을 떠나기 싫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그때는 겨울이 아닌 계절에 빚어진 약술의 맛과 함께 찹쌀로 빚어진 찹쌀생주도 맛봐야겠다는 다짐이 생겼습니다. 관장님과 기념사진 한장 .. ^^

다음에 오게되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하시니...날이 풀리면 또 한번 찾아뵈러 가야겠습니다!



옥천 춘추민속관. 정태희 관장님

충북 옥천군 옥천읍 문정리 6-1
043-733-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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