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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 박구주막 (휴업)/우리 술 빚는중

여섯번째 술. 백세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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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백세, 가양주, 쌀 씻기, 술 빚기

원래 술 빚으려고 한 날은 아닌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핑계 대지 말자. 그냥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일어나서 백세를 시작했다.



전통주를 배우다보면 제일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이 쌀 씻기, 백세 작업이다. 쌀을 백번정도 씻어내어 뜬물없이 희게 하는 작업인데 요즘은 이 백세작업에 대해 말이 많다.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 고문헌에 등장하는 백세라는 의미를 현대에 와서까지 지킬 필요는 없다는 것이 주 인데, 글쎄... 도정기술이 없던 그 시대에는 암만 씻어도 씻겨내지질 않아 그 정도로 깨끗이 씻어내야 하지만 요즘은 기술이 워낙 좋아 대강 씻어도 괜찮다는 의견들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 어느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겠다. 쌀을 깨끗이 씻고 안씻었는지는 결국 최종 결과물인 술에서 나타나게 되는데, 요즘 소비자들이 그 맛을 당연 알리가 없다. 시중에 나오는 술들은 양념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오히려 백세하는 작업의 의미가 색을 잃고 있는게 아닐까..?

쌀을 씻다보니 손도 시립고 허리도 아프니 이제 그만 씻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든다. 이러다 어느 순간 깨끗치않은데 스스로에게 이 정도면 됐어라고 하는 기준에 타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오늘처럼 내가 새벽에 일어나 맑은 물이 뜰때까지 쌀을 씻는 이 작업이 색을 잃는다면 내가 빚은 술에 만족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전통주, 백세, 가양주, 쌀 씻기, 술 빚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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